150km대의 구속을 손쉽게 뿌리는 강속구 선발 투수.

150km대의 구속을 손쉽게 뿌리는 강속구 선발 투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가져보지 못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을 뿌리고 최근 리그 토종 선발 투수들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한 평균 구속을 보유하고 있지만 150km대는 아니다.

물론 후보군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1차지명 투수들 가운데서 롯데 선발진을 책임질 강속구 영건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했다. 2017년 1차지명 윤성빈, 2019년 1차지명 서준원에게 특히 많은 기대를 걸었다. 2020년 1차지명인 최준용도 강속구를 뿌리지만 불펜에 좀 더 적합한 자원으로 현재 커리어도 불펜 투수로 이어가고 있다.

윤성빈과 서준원은 선발에 더 적합했다. 긴 이닝을 던지는 게 더 낫다는 판단으로 선발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 실패였다. 어느덧 9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윤성빈은 여전히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서준원은 현재 야구선수가 아니다. 서준원은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 배포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 3년,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더 이상 야구계에 발을 들일 수 없다. 특히 서준원은 사이드암으로 150km를 던졌던 재능이었기에 허탈감과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구단 내에서도 유망주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야수들의 경우 최근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등 재능들이 지난해부터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 뒤를 받치는 야수들 역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투수파트는 다르다.

투수파트의 육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구단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지명을 한 뒤, 1군 데뷔부터 연착륙까지 원활한 프로세스가 가동된다면 더할나위 없다. 롯데의 아쉬움이 배가되는 대목이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있지만 박세웅은 KT 위즈의 1차지명 출신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건너왔다. 1군 데뷔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었기에 사실상 롯데가 키워낸 에이스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이후 젊은 투수들이 선발진에 연착륙하는 경우는 전무했다. 지난해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좌완 유망주 김진욱이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 잡았지만 올해 활약을 더 지켜봐야 한다. 파워볼사이트

그렇기에 토종 선발 유망주, 그리고 150km를 뿌리는 강속구 선발 투수에 대한 갈증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2022년 1차지명 투수인 이민석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어쩌면 롯데의 로망을 이뤄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아직 이민석이 남긴 기록은 미미하다.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2군에서 착실하게 육성 과정을 밟았고 곧장 데뷔했다. 2022년 27경기 1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33⅔이닝 22자책점) 19볼넷 37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2군에서는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1군에서는 불펜 투수로 나섰고 나쁘지 않은 적응력을 보여줬다. 최고 154~155km까지 때리는 묵직한 패스트볼로 9이닝 당 9.9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위력을 떨쳤다.

2023년에는 필승조로 준비를 했다.

다만, 팔꿈치 상태가 관건이었다. 이민석은 데뷔 시즌이 끝나고 재활조에서 꾸준히 관리를 받았다. 팔꿈치 상태를 어느정도 인지했다. 당장 수술을 받을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기에 관리를 하면서 시즌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

그런데 이민석의 팔꿈치는 한 경기만에 탈이 났다. 2023년 개막전에서 팔꿈치를 부여 잡았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았다.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이민석의 본격적인 시즌은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이민석은 2024년 건강하게 돌아왔다. 누구보다 착실하게 재활을 했고 다시 150km를 뿌리는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선발이었다. 2022년 신인 시즌에도 이민석은 선발 투수로서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1군 콜업 이후 불펜으로 전환했다. 내부적으로 선발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결국 1군에서는 불펜으로 쓰게 됐다.

다시 2군에서 착실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고 150km대의 공을 힘차게 뿌렸다. 그렇게 5월 19일,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3⅓이닝 1볼넷 4탈삼진 2실점에 손가락 멍이 들어서 강판됐지만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이날 최고 구속은 154km. 김태형 감독은 “구속도 구속이지만 공을 던지는 템포가 마음에 들었다”라며 흡족해 했다.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6월 1일 NC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승 기회를 잡았지만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 이민석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6월 7일 SSG전에서는 발가락 물집이 잡히면서 1⅓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고 14일 LG전에서도 2⅓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주며 4실점 했다. 복귀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다. 이후에는 다시 불펜으로 기용됐다. 패전조 성격의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8일 KIA전 불펜으로 2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팔꿈치 수술 이후 첫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18경기 승리 없이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7.26(31이닝 25자책점) 25볼넷 20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성적은 나빴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 시즌을 무리없이 마쳤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두 번째 시즌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민석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풀 수 밖에 없다.

이민석은 다시 선발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업 투수로 보낸 시간이 적었고, 체구는 다부지지만 체형과 체질 자체는 아직 어른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매일 대기해야 하는 불펜 투수 보다는 5~6일 간격으로 준비를 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더 나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최정예 타선을 상대로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최고 153km의 역투를 펼쳤다. 연습경기였지만 KIA는 진심을 담은 스파링파트너였기에 ‘선발 이민석’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고는 약 3주 가량 자매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의 1군 마무리캠프에 파견되기도 했다. 좌완 유망주 정현수와 함께 훈련을 받았다. 구단이 이민석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원이었다.

가능성이 높다고 무작정 선발 한 자리를 줄 수는 없다. 경쟁은 이겨내야 한다. 과연 이민석은 심재민 한현희 나균안 정현수 박진 등 쟁쟁한 선발 경쟁 후보군들 속에서 매력적인 패스트볼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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